골프, 생각을 바꿔야 잘 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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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참 요상한 운동입니다. 전반 라운드는 힘이 빠지지 않고 몸이 덜 풀려서 안되고, 후반전에는 이제 몸도 풀리고 감을 좀 잡아 간다 싶으면 벌써 18번 홀을 돌고 있습니다. 1라운드가 끝나갈 때 쯤 9홀 또는 18홀을 더 돌면 잘 칠거 같아서 동반자들과 상의해서 연장을 해보지만 딱히 타수가 더 좋아 지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연장스코어를 줄이지 못한 채로 사우나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한 샷 한 샷 아깝게 실수 한 샷들의 반만 잘 쳤어도 싱글이었을 거라는 상상으로 하루를 끝내기 일수 입니다. 

 

가평 베네스트
2014년 가평 베네스트에서 한컷

 

 그런데 과연 왜 연장전을 가도 이 놈의 골프 스코어는 잘 줄어들지 않을까요? 순간 순간의 샷에 열정이 없고, 아~주 사소한 실수를 해서 그럴까요? 연습량이 평소에 부족해서 그럴까요?

 

 사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골프 라운드 1홀을 시작하면 체력 게이지가 100%일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카트를 타고 다닌다 해도 카트에서 내린 후 홀을 가로 질러서 걸어 다니는 거리가 사실 만만치 않습니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하고 회사 일에 시달리는 우리 샐러리맨들은 짧으면 4시간 길면 5시간 정도를 계속 걷고, 샷을 하는 것이 몸에 부담이 옵니다. 

 

 운동을 하다 보면 아드레날린이 나와서 본인의 체력이 떨어진지도 모르고 후반 마지막 홀을 몇 홀 남겨 놓지 않고 '힘이 빠졌다.'고 착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강항 뿌리를 가진 한국형 금잔디 위에서 뗏장을 뜨다 보면 체력 뿐만이 아니고 팔꿈치에도 무리가 오기 시작 합니다. 그리고 팔꿈치 뿐만 아니라 하체에 피로가 많이 쌓이게 되는데 우리는 이것을 '힘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힘이 빠졌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문제 아닌 문제가 생긴다고 봅니다.

 

 골프와는 좀 다른 이야기지만 혹시 권투나 이종격투기에서 왜 손에 붕대나 천을 감고도 모자라서 글로브를 착용하는지 아십니까? '상대방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거꾸로 때리는 사람의 '주먹을 보호하기 위해서~' 글로브를 착용하는 것입니다. 

 

 얼굴뼈나 갈비뼈, 가드할 때, 주먹으로 치게 될지도 모르는 상대방의 팔꿈치가 때리는 사람의 주먹에 비해 훨씬 단단하기 때문에 맨손으로 이런 뼈들을 몇 십, 또는 몇 백대를 쉼없이 치면 손가락 뼈가 으스러 지기 때문에 손가락 뼈의 보호를 위해 글로브를 낍니다. 

 

 그러나 사실 파괴력만 보면 맨손이 글로브를 낀 주먹보다는 쎕니다. 

 

 하수를 상대 한다면 권투에서도 글로브 끼지 않고 단 몇 대로 제압하면 될 일이지만 링 위에 서는 선수들 모두 피땀 흘려서 링에 섰는데 단 몇 발의 주먹으로 경기를 끝낸다는 것은 어불 성설 입니다. 그래서 필살기를 쓸 수 있는 (주먹의 너클이라고 불리는 쪽으로 급소를 때리는 등의 행위) 맨 주먹으로 싸우는 것을 포기 하고 어쩔 수 없이 파괴력은 떨어지지만 3R 혹은 12R동안 싸울 수 있도록 글로브를 착용합니다. 

 

 우리 아마추어 골퍼들도 잠시 그 동안의 라운드를 돌아 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골프장에 도착하면 환복 후에 연습은 전혀 안 해도 동반자와 밥은 먹어야 하고, 몸도 캐디가 해주는 체조만 좀 따라하고 첫 홀을 시작하니까, 첫 티샷은 120%의 힘으로 시작했지만, 라운드가 거듭 되어 홀의 숫자가 커질 수록 우리는 주구장창 나만의 비거리를 모두 챙기기 위해서 100%의 힘으로 마지막 18홀까지 도는 경향이 큽니다. 

 

 평소에 근육 운동량이 많다면 근육이 버텨 주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가정 돌보랴, 상사에게 치이랴 바쁜 일상을 살면서 나를 위한 실제 근력을 위한 운동에 투자 할 시간을 내기도 마땅치 않은 것이 우리네 현대인의 삶입니다. 

 

 그러면 18홀 동안 체력을 쌩쌩하게 유지하면서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을 눈치 채셨을 겁니다. 위에 예를 들어 본 권투 선수처럼 나의 드라이버 비거리가 100%의 힘으로 치면 200미터가 나간다면 글로브를 끼고 라운드에 임한다는 생각으로 180미터의 비거리를 낼 수 있는 90%의 힘으로 치면 아무래도 100%의 힘으로 계속 샷을 하는 것 보다는 좀 더 편안하게 골프를 할 수 있기에 어쩌면 스코어를 더 잘 낼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체력의 개인차는 있겠습니다만) 90%의 힘으로 라운드를 진행하면 본인의 스윙을 일관되게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고요. 그 다음에는 90%의 거리를 내다보니 직진성이 좋아 집니다. 

 

 만약에 100%의 힘으로 드라이버를 200미터 보내는 골퍼가 일관되게 우측으로 편차가 25미터 나는 슬라이스가 난다면 90%의 힘으로 180미터를 보낸다면 그냥 어림 잡아서 우측으로 2.5미터는 덜가게 될것입니다. 이 2.5미터가 어떤 이에게는 적은 거리 일 수도 있고, 아슬아슬하게 오비를 내는 사람에게는 큰 거리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비단 드라이버에서만 직진성이 좋아 지는 것이 아니고 모든 클럽에서 좋아 진다고 생각하면 될거 같습니다. 

 

 백스윙의 크기가 10%가 줄어 들면 임팩트시에 좀더 좋은 스윗스팟을 공략할 수 있는 확률이 10%는 늘어낙 될테니까요. 

 

 실제로 아이언을 칠 때 본인의 7I의 비거리가 140미터일 때, 6I로 90%의 힘으로 쳐서 140미터를 보낸다고 해서 그 누구도~ 여러분을 탓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힘을 줄여서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고 해서 존심 상해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요즘에는 시대가 변하고 있어서 프로 골퍼의 대명사로 불리는 머슬백 아이언을 점차 그들 프로골퍼들도 쓰지 않고 있습니다. 머슬백의 장점은 일단 이쁘고요. 잘 스윗 스팟만 맞으면 일반 아마추어들이 많이 쓰는 캐비티 백 아이언이나 포켓 백 아이언 보다 훨씬 비거리도 많이 납니다. 또한 머슬백의 가장 큰 특징은 좌우스핀이 잘 먹습니다. 그래서 프로 골퍼들이 그린을 공략할 때 페이드, 드로우, 스트레이트 등을 치기에 매우 좋은 클럽니다. 

 

 머슬백이 뭔가 싶은 분들은 쉽게 본인의 웻지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수하면 땅에 클럽이 박히고, 잔디가 길면 그 저항 다 받아내는 웻지를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프로골퍼들도 구질의 조정, 비거리 향상등의 장점이 있음에도 머슬백을 버리고 캐비티 또는 포켓 캐비티백 아이언으로 돌아서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실수하면 실수한 대로 관용성이 없이 나가기 때문에 그들도 어렵게 연습해서 효욜이 나오지 않는 것 보다는 다소 뒷땅 또는 스윗스팟을 벗어나도 클럽이 그 실수를 보정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좀더 쉬운 클럽을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프로 골퍼들이 클럽의 스펙을 다운 그레이드 하는 현상이 제가 위에 말씀 드리는 90%의 힘으로 1~18번홀까지 힘이 줄어 들어 후반으로 갈수록 샷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 하자는 말씀과 일맥 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끔 골프 티비에서 투어 프로들이 레슨 할 때나 경기 끝나고 리포터가 자주 하는 질문을 들어 보신적이 있을 겁니다. 거기서 많이 듣게 되는 것이 '저는 드라이버 최대 비거리는 330야드 이지만 경기를 할 때는 페어웨이의 상황이나 실수 확률을 줄이기 위해 300야드 정도만 칩니다.'라는 프로 골퍼들의 대답을 들으신 적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

 

 체력이 획기적으로 늘기 전에는 비거리가 줄어 든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지만 (사실 본인이 생각하는 힘의 90%로 샷을 하는 본인이 평균적으로 낼수 있는 힘의 100%의 정도 일지도 모릅니다.) 거리 좀 줄이시고 좋은 스코어 내 보시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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