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골프 클럽을 사려고 하면 어김없이 눈에 들어 오는 문구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US SPEC(병행제품) 과 ASIA SPEC(보통 정품이라고 부릅니다. +@로 Japan spec도 있지요.) 입니다. 과연 이 두 가지의 스펙의 차이는 무엇이 있을까요? 폭풍검색을 해봐도 잘 나오지도 않습니다. 그저 미국 대 아시아의 차이로만 생각하고 클럽을 고르기엔 뭔가 찜찜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겪은 만큼의 차이점에 대해 알려 드릴테니까요. 골프 클럽을 사려고 하시는 분들은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미 US SPEC을 사신 분도 ASIA SPEC을 사신 분들도 두 가지 특성을 다 알려 드릴테니 본인과 골프채의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면 한번 읽어 보시면 좋을 겁니다.
0. 가격의 차이
우선 US SPEC이 보통 ASIA SPEC보다 약 10%~20% 저렴합니다. 이 가격의 차이는 누가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저 US SPEC은 필요할 때 직접 수입하는 제품이 대다수 이고, ASIA SPEC은 라이센스 비용을 주거나 한국에 대량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창고비부터 관리 비용, 전국 운반 비용 등이 들어 가서 그렇습니다. 품질은 가격의 차이가 있지만 똑같다 보시면 됩니다.
1. AS문제
일단 US스펙은 거의 다 현지에서 직수입 해서 판매 합니다. 그러다 보니 만약에 클럽에 문제가 생기면 미국이 제조사면 미국으로 수리를 맡겨야 됩니다. ASIA스펙은 보통 정식 수입제품으로 문제가 생기면 각 메이커 국내 지점으로 보내면 수리를 해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골프 쳐봐서 아시겠지만 클럽이 잘못되는 (클럽헤드가 빠지거나 샤프트가 부러지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너무 오래 쓰다 보면 가끔 클럽헤드가 샤프트와 분리 되기도 한다고 들었는데요. 그런 경우는 US던 ASIA던 같은 상황입니다.]
AS에 대해 너무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될거 같습니다.
2. 그립의 굵기
사실 저는 두 가지 스펙에서 제일 중요한 차이점이 이 그립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양인의 평균 체격과 아시아인들의 평균 체격이 다름에서 오는 큰 차이점 중에 하나가 손의 크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립은 보통 잡았을 때 중지와 검지가 손바닥에 편안하게 닿아야 좋은데요. 서양인과 동양인의 손의 크기가 차이가 나는 만큼 두 스펙의 그립의 굵기가 US SPEC이 ASIA SPEC보다는 조금 굵습니다. 그래봐야 몇 mm의 차이인데요.
이 차이가 골프 실력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에 손이 작은 사람이 자신의 손 크기보다 굵은 그립의 골프채를 친다면 임팩트시 클럽페이스가 오픈 되어서 볼스트라이킹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클럽이 열려 맞으면 생기는 문제는 볼이 오른쪽으로 출발하는 푸쉬볼의 발생과 더불어 스윙궤도가 아웃 투 인 궤도로 오면 슬라이스가 생깁니다.
반대로 손이 큰 사람이 그립의 굵기가 작은 골프채를 쓴다면 위와는 반대로 임팩트시에 클럽 페이스가 클로징 될 확률이 높습니다. 클럽 페이스가 닫혀서 볼 스트라이킹이 될 때 발생하는 문제는 볼이 왼쪽으로 출발하는 풀성 구질이 나오거나 훅성 구질이 발생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서양인 그중에서도 콕 집어서 미국인의 평균 체격과 한국인의 평균 체격을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백인 남성 평균신장은 179Cm에 몸무게는 91Kg이라고 합니다. (비만율이 높은 것과 몸무게는 상관관계가 있는거 같습니다.) 반면에 한국인 남성 평균 신장은 173.7Cm에 몸무게가 67Kg이라고 합니다. 키는 5.3Cm가 차이 나는데, 몸무게는 무려 24Kg이나 차이가 나는군요.
그럼 그립의 굵기만 놓고 봤을 때는 신장 179Cm의 근처인 분들은 US SPEC을 써야 클럽 페이스를 스퀘어로 임팩트 하는데 좋아 보이고, 그 키 미만인 분들은 아시아 스펙을 쓰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또한 현재 가지고 있는 클럽으로 유독 슬라이스가 많이 나시는 분들은 그립의 굵기를 조금 줄여 보시기를 권하고요. 훅이 많이 나시는 분들은 손목이 덜 돌아 가도록 조금 더 굵은 그립을 써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에는 그립 교체 후 퍼포먼스에 대해 걱정이 되실 겁니다.
그럴 때는 간단하게 테스트를 해보시면 됩니다. 그립의 모양을 보시면 클럽헤드 쪽으로 내려 갈수록 그립이 얇아 지고 끝으로 갈수록 굵어 집니다. 이 모양에 착안해서 슬라이스가 나시는 분들은 그립은 조금 내려 잡아 보세요. 한 반인치 정도만 내려 잡으면 그립의 굵기가 작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내려 잡아서 슬라이스가 덜해 지면 당장 작은 그립으로 교체 하시기 바랍니다. 반대로 훅이 잘 나시는 분들은 그립을 평소보다 반인치 위로 잡으면 왼손과 그립의 끝의 공간이 거의 없어 질겁니다. 그 상태로 공을 쳐 보시고 훅이 덜해지면 당장 큰 그립으로 교체 하시기를 권합니다.
3. 샤프트 길이의 차이
골프 비거리의 3요소가 있습니다. 클럽 헤드 스피드, 스매쉬 팩터(=스윗스팟 정타율, 보통 PGA프로가 1.48정도 됩니다.) 장비(=샤프트)의 길이
일단은 골프채 스펙에 대해 논하고 있으니 헤드 스피드와 스매쉬 팩터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요. 샤프트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 US SPEC과 ASIA SPEC의 큰 차이점 중에 하나는 샤프트의 길이 입니다. 보통은 유에스 스펙이 아시아 스펙보다 반인치(약 1.25Cm) 짧습니다.
'에게~ 반인치가 무슨 차이냐~?'고 반문하실 분들이 계실 텐데요.
아래 표는 미즈노사의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미즈노 JPX PRO 241 아이언의 US스펙 및 아시안 스펙 특성표입니다.
두 가지 스펙에서 7번 아이언을 기준으로 보면
길이는 아시안 스펙이 37인치, US스펙이 37.25인치로 아시안 스펙이 0.25인치[약 0.64cm] 짧고)
라이각은 둘 다 61.5도로 같고
로프트 각도도 34도로 동일합니다.
또한 둘 다 스펙표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US스펙의 그립이 좀 더 두껍습니다.
샤프트 길이와 그립의 크기에 따른 차이점을 말씀 드리자면 보통 한 클럽당 0.5인치의 차이가 납니다. 정확한 데이터로 말하긴 힘들지만 로프트 각도는 3~4도 사이로 움직이기에 각도로 5m, 클럽길이로 5m 차이가 난다면 US 스펙이 Asia 스펙보다 약 2.5m는 더 날아갈 수 있습니다만 이는 큰 차이는 아닐거라고 보고,
그립의 두께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동일인물이 Asia스펙을 썼을 때 공이 직선으로 날아 간다면 US 스펙을 쓰면 그립이 두껍기 때문에 임팩트시에 좀 열려 맞아서 타구의 방향이 직선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날아 갈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시아스펙 그립을 잡을 때보다 그립이 큰 US스펙을 쓰면 같은 스윙동작을 하면 크럽의 회전이 약간은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4. 강도의 차이
그냥 이건 길게 설명하는 거보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쓰고 끝내겠습니다.
대체적으로 US SPEC의 평균 샤프트 강도를 R이라고 했을 때, 같은 종류의 ASIA SPEC 샤프트 강도는 SR 또는 S로 1~2단계가 높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조건이 같을 때 볼이 좀 날리는 분들은 US SPEC을 쓰면 좋고요. 볼이 잘 뜨지 않아서 머리가 아픈 분들은 ASIA SPEC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신규 구입이 아닌 지금 쓰는 클럽의 탄도가 맘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요? 볼이 날리는 분들은 피팅샵에 가져가서 반인치 정도 커팅 해보시고요. 볼이 너무 안뜨는 분들은 반인치 늘려 보시기 바랍니다. 샤프트를 자르면 강성이 높아져서 탄도가 낮아지고요. 샤프트 길이를 연장하면 아무래도 같은 힘으로 좀 더 휘면서 임팩트가 되기에 볼의 탄도가 좀 높아집니다.
자 이정도가 제가 아는 골프채의 US SPEC과 ASIA SPEC의 차이였습니다.
한 번 사면 최소 3~5년은 쓰게 되는 골프채 고르실 때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만 더 노파심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내가 꼭 미국인 평균키보다 작다고 해서 아시아 스펙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키는 작지만 손이 큰 분들은 최소한 US SPEC의 그립을 쓰셔야 합니다. 또한 키가 크지만 손이 작다면 ASIA SPCE의 그립 크기를 쓰셔야 좋은 퍼포먼스를 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