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골퍼, 골프매너 이것만은 알고가자

 골프라운드를 할 때, 골프규칙을 지키는 것 외에도 동반자 및 앞. 뒤팀에 지켜야 할 매너 및 에티켓 등이 있습니다. 몇 십만 원의 돈을 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라운드 하는데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서로의 마음을 다치게 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물론 의도적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할 리는 없겠습니다만, 초보 골퍼로서는 익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골프 매너인지 아닌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숙지하시면 동반자들에게 굿 플레이어라고 들을만한 골프 매너(=에티켓)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골프클럽 하우스에는 최소 30분전에 도착하는 게 좋습니다. 프론트에 체크 인하고 골프복으로 환복하고 잠깐 동반자들과 인사하고 담소를 나누면서 좋은 분위기로 티 오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20~30분정도 됩니다.. 
(저의 경우는 대학 선배 A와 라운드를 세 번 했는데, 두 번을 2 홀째 도착한 사람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잘 지내지만 골프는 같이 하지 않습니다.)

2. 매너와는 관계가 없는데 골프장은 1시간 30분 전에는 도착해서 연습을 하시면 좋습니다. 30분 정도 워밍업하고 연습한 후에 시간 맞춰 식사한 후에 라운드 할 수 있을 시간입니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최소한 퍼팅 그린은 갖추어져 있고, 스카이72 CC같은 경우에는 어프로치 연습장이 별도로 있습니다. 충분한 몸풀기와 퍼팅, 어프로치 연습만으로도 그날 실수 2~5개는 방지 할 수 있을겁니다.

 80라운드 동안 지켜본 결과, 동반자들의 패턴은 80%정도는 밥은 먹어도 연습은 퍼터 몇 번 굴리는 게 고작입니다. 정말 고수들은 혼자서 타석 연습장에 들러서 70분 정도 연습을 하고 오기도 합니다. 거기에 더해서 17홀 쯤에 몸이 풀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95% 정도 됩니다.  

sky72cc 어프로치 연습장

[스카이72 어프로치 연습장 전경, 생각보다 한산합니다. 연습하는 사람이 별루 없습니다.]

3. 경기 도우미(=캐디)에게 하대하지 말자 입니다. 딱 봐도 보통 캐디들은 일반적인 골퍼들보다 적게는 10살 많게는 20살 정도 차이가 납니다. 경기 도우미를 보자마자 반말부터 하는 사람이 있는데, 캐디의 인격에 대한 것도 있지만, 그렇게 처음 보는 사람을 하대하는 경우를 보면 옆에서 정내미가 좀 떨어집니다. 거기에 더해서 일꾼 부리듯이 명령을 하면 최악이죠. 그 뒤로는 그런 사람과는 골프 뿐만 아니라 사전인 자리도 피해지게 됩니다. 또한 겪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캐디의 역할이 라운드의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5시간 동안 제 5의 동반자라고 생각하시고 즐거운 라운드 분위기를 이끄시길 바랍니다.

>> 예전에 고 이병철 회장은 직원들 중에 임원으로 승진할 사람은 꼭 직접 골프 라운드를 같이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골프를 같이 쳐보면 인간의 본성이 나오거든요. 잘 될 때는 상관이 없는데, OB가 발생하거나, 해저드에 공이 빠지거나 벙커 탈출 실패, 러프에서의 샷 실수 등 위기의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이 나옵니다. 고 이병철 회장은 한번의 라운드로 임원에 어울리는지 그냥 평직원에 어울리는지를 골프 매너로 크게 판단했던 거 같습니다. 이 점은 저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4. 동반자 스윙시 말을 하거나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 서지 않습니다. 특히나 상급자의 스윙을 본다고 타겟라인과 일직선인 동반자 우측면에 서는 경우가 있는데, 백스윙 때 시야에 들어오면 스윙이 어지러워 집니다. 또한 재수 없으면 장애물에 맞고 볼이 뒤로 튀어서 위험한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학 선배와 라운드 하는데 안개 때문에 골프장에서 바닥에 화살표를 둔적이 있습니다. 탄도가 마이너스 각도로 날아가야 맞출 수 있는 것인데, 선배 한 명이 그걸 해내더군요. 볼이 튀어서 티잉 그라운드에 서 있지도 않았는데 다른 대학 선배가 맞을 뻔했습니다. 티잉그라운드는 플레이어에게 양보해 주세요.)

센츄리 21CC 갤러리

[ 사진을 찍은 자리가 티샷 위치입니다. 2년 전에 JTBC골프 라이브레슨70'에 출연하시는 이지연 프로님에게 레슨 받을 때가 있었는데, 동반자 형님들이 저의 티샷을 구경하러 왔습니다. 라운드 첫 주자였는데, 굿 샷을 날리니까 박수를 치더군요. 그러나 사실 그 형님들의 마음속엔 아마도 '니가 이지연한테 배우고 얼마나 잘 치나 한번 보자.'였겠지요. 사실 의도야 뭐가 됐던지 마음이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었습니다. ]

5. 우리나라에서 말도 안되는 룰 중에 하나가 스트로크 플레이를 하는데 1M 이내 퍼팅이 남으면 '컨시드'를 주는 겁니다. 스트로크 플레이 중에 주는 '컨시드'는 아무래도 'OB티'와 '해저드티'와 더불어 골프장의 3대 상술 같습니다. 심지어 골프존 스크린도 이걸 따라가죠. 여튼 이런 룰이라도 전국적으로 통용이 되고 있으니 따라는 갑니다만, 홀 컵에 가까이 붙였다고 본인 스스로 '컨시드' 받는 행위를 하면 안됩니다.

 (특히 내기 골프 할 때는 싸움 납니다.) 반드시 동반자 중의 누구 한 명이라도 '컨시드' 또는 'ok'라고 하면 고맙다고 하고 볼을 집어 들면 됩니다. 제가 추천하는 것은 '컨시드 줘서 고맙다고 하고 연습 펏 한번 할께요.'하시면서 홀 인을 꼭 시키시는 게 좋습니다. 비싼 돈 내고 굳이 컨시드 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한타라도 더 치면서 골프에 대한 감각을 몸에 익혀 나가야 합니다. 

6. 격의 없이 친한 사람들과 라운드를 가면 정말 즐겁습니다. 그런데 너무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은 자신이 샷을 하는 와중에도 말을 시키거나 뒤에서 자신들끼리 플레이어의 스윙에 대해 논합니다. 짧은 2초 남짓의 시간이지만 한 말들은 다 들립니다. 

7. 세컨 샷을 할 때 보통 경기 도우미가 남은 거리를 알려 줍니다. 그때 어떤 플레이어는 몇 번 클럽으로 쳐야 하는지 물어봅니다. 자신의 비거리는 자신이 아는데,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면 뭐라고 딱히 설명을 못하겠네요. 자신의 비거리는 머릿속에 넣고 다녀야 합니다. 

8. 남은 거리를 캐디가 알려 줬는데, 온그린에 실패하면 캐디 탓을 하는 동반자들이 가끔 있습니다. '너 캐디 몇 년 했어?', '제대로 불러 준거야?'라면서 말이지요. 정말 가끔은 잘못 알려 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골퍼의 실수로 거리를 못 맞춥니다. (참고로 일반 아마추어 골퍼의 온 그린 확률은 30%대입니다. 프로 골퍼가 평균 70%대 이구요. 이래서 '설겆이' 또는 '어프로치'가 골퍼들에게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겁니다.) 이런 거리에 대한 시시비비의 발생이 싫으시다면 꼭 거리 측정기를 가지고 다니시길 권합니다.

bushnell tour v4 slope edition

9. 라운드 중이거나 라운드 후에 식사 자리에 조차도 상대방에 대해 조언하지 않습니다. 자존심 무척 상하게 한답니다. 다만 상대방이 내 샷이 괜찮은지 물어 볼 때라면 괜찮으나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속에만 담고 계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아마추어 골퍼가 결점 한 두개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또한 가끔 프로 골퍼 지망생이었던 캐디가 있습니다. 주객이 전도되어 동반자에게 레슨 해주려는 경우가 있는데, 본인이 뭐라하기도 이상한 상황일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는 옆에서 조금 있다가 라운드 끝나고 한마디 해달라고 끊어 주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조언이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슬라이스가 나서 OB가 났을 때 무심코 던지는 말인 '땡겼네?', '힘이 너무 들어갔어~'라는 류의 말도 삼가시는 게 좋습니다. 라운드 내내 머릿속에 남습니다.(혈액형은 상관 없이 말입니다.)

10. 매너 하고는 좀 다른데요. OB나 해저드에 볼이 들어가면 동반자들이 가끔 '무벌타로 다시 치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고맙다'고 하고 다시 치시되 캐디에게는 벌타를 기록해 달라고 하십시오. 이게 버릇이 되면 좋지 않습니다. 일기일회의 마음으로 매 샷에 집중을 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또한 룰 위반해서 스코어 좋으면 뭐하겠습니까?

11. 벙커 탈출 후 벙커 뒷정리를 자신이 꼭 합니다. 

12. 샷을 실수할 때마다 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괴감의 표현이나 아쉬움일 수도 있는데, 그럴 때 일수록 포커페이스를 유지 하십시오. 동반자들이 본인을 다시 보게 됩니다. 화날 때 일일이 다 화내면 없어 보입니다. 특히나 사업 파트너가 될 사람 끼리의 라운드라면 모든 상황에 감정을 드러내면 십중팔구 마음속에 X 표시를 안겨줄 공산이 큽니다. 

13. 우리나라는 산악 지형의 골프장이 많습니다. OB가 났는지 애매하게 산에 들어간 골프볼을 찾는 건 좋은데, 너무 오랜 시간 찾지는 마십시오. 1타도 소중합니다만 룰에서도 5분을 넘겨서까지 볼을 찾으면 벌타를 받습니다. 이 룰은 내년부터는 3분으로 정하는 거 같습니다.

14. 그린 위에서 상대방의 퍼팅 라인을 밟지 않습니다. 벌타는 없지만 상대방 기분을 많이 상하게 합니다. '동반자에 대한 배려'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라인을 밟으면 볼의 궤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항상 그린에 올라가면 동반자의 볼과 볼 마커를 잘 보고 뒤로 돌아 다니는 것이 매너 있는 행동입니다. 혹자는 라인을 잘 뛰어 넘으면 된다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보통은 라인을 밟습니다.

15. 10M 이상의 롱 퍼팅을 하면 홀컵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홀컵에 깃대를 꼽아서 에임하는데 도움을 주시다가 준비 됐다고 하면 깃대를 빼주시면 은연중에 케어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퍼팅 스트로크를 했는데 깃대를 뽑으면? 깃대 뽑은 사람이 2벌타입니다.(물론 아마추어 라운드에서는 용인해주는 행위기도 합니다.)

16. 전 홀에서 타수가 제일 낮아서 1번 주자로 나설 때, 장갑을 끼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전 홀에서 퍼팅을 하고 보통 장갑을 벗고 있는데, 1번 주자라면 카트 타고 오시면서 장갑은 미리 끼거나, 카트에서 내리면서 바로 끼는 게 좋습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장갑 끼는 모습을 한 두번 보면 괜찮지만, 거의 모든 홀에서 그러면 울화가 치밀더군요.

17. 세컨 샷을 할 때 애매한 거리가 있습니다. 135M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럴 때는 샷 할 상황별로 가정하고 클럽을 6,7번 이런 식으로 두 개 정도 가져 가시길 바랍니다. 7번 가져 갔다가, 샷을 하려고 보니 6번이 필요해서 경기 도우미 부르면 경기 지연이 됩니다.

18. 동반자가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는데 타구 라인쪽으로 걸어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골프를 잘 칠수록 이런 경향이 커지는데, 언제나 플레이어와 홀컵까지의 공간은 침범하지 않습니다. 샷을 할 때 방해가 됨은 물론이고 재수 없으면 볼에 맞습니다. 프로 골퍼도 실수를 하는데, 아마추어 골퍼의 실수로 인한 볼이 어디로 갈지 모릅니다. 생크 나면 각도가 예상치 못한 곳으로 가게 되니 꼭 플레이어 볼과 클럽 뒤로 서는 버릇을 하는 게 좋습니다. 

19. 동반자가 퍼팅할 때 어디 서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되도록이면 시야에서 벗어나야 하고, 움직일 타이밍이 안되면 움직이지 않고 서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서 있는데 하필이면 어드레스 부위나 퍼팅 라인 선상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입니다. 퍼팅에 상당히 방해 되니 지양해야 합니다. 너~무 친한 사람들하고 라운드 하면 가끔 손 그림자로 비둘기를 선사해 주기도 합니다.

20. 볼에서 멀리 있는 공의 플레이어가 먼저 치는 것이 에티켓인데, 준비가 되지 않아서 '먼저 치라고'하면 먼저 쳐도 됩니다. 그런 말이 있기 전에는 성급하게 자신이 판단해서 먼저 치면 안됩니다. 타석이 겹쳐서 뒤에 있는 플레이어의 시야에 방해도 되고, 벌타와는 관계는 없지만 암묵적인 스트로크의 순서입니다.

21. 담배 조심하는 게 좋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간혹 담배를 물고 샷을 할 때도 있는데, 참 없어 보입니다.

22. 먼저 홀 아웃 하고 카트로 걸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남은 퍼팅 대기자들의 마음이 불안해 집니다. 마지막 사람까지 홀 아웃 할 때까지 그린 주변에 있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23. 여성 골퍼는 반바지가 99.9% 골프장에서 허용 되는데, 남성 골퍼의 경우는 골프장에 따라 다릅니다. 여름에 반바지 입고 치시기 전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자는 써도 되고 않써도 됩니다.

24. 동반자의 클럽으로 샷을 하면 2벌타입니다. 그러나 너무 빡빡한 룰이기도 하고, 신제품이거나 평소 쳐보고 싶은 클럽이었다면 동의를 구하고 시타 차원에서 쳐봐도 될거 같습니다. 

25. 스크린 골프에서 구원의 기능키가 있습니다. 'F12' 멀리건 키죠. 샷을 실수하면 멀리건 달라고 떼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멀리건은 권리가 아니고 배려 입니다. 동반자가 멀리건을 주면 고맙다는 표현으로 한 라운드에 한번 정도면 될 거 같습니다. 멀리건 자꾸 받으면 샷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져서 스코어가 잘 안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제나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26. 파5에서 애매한 상황이 있습니다. 앞 팀에서 우드로 쳐도 그린까지 가지 않을 것 같은 때 말이죠. 그래서 쳤는데 오잘공이 나와서 자신의 비거리를 상회해서 온 그린 할 때가 있습니다. '않 갈줄 알았다.'는 변명입니다. 애매하면 기다리는 것이 최선입니다. 

 (저는 작년에 실제로 '모가수와 야구선수가 뒷팀'으로 따라오다가 두 번이나 그린에서 퍼팅을 하는데 볼을 날려온 적이 있습니다. 운동선수라 비거리도 많이 날 텐데 말이죠. 실제로 제 옆으로 5M 지점쯤에 온그린해서 쫓아가 빰떼기를 날릴 뻔 했습니다. 골프공 제대로 맞으면 눈알 빠진답니다. 실제로 골프장 사고 사례도 있구요. 앞팀 카트가 움직인 다음에 샷을 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골프 라운드 매너를 살펴봤습니다. 좋은 매너 좋은 샷으로 언제나 즐거운 골프하시고 동반자와의 친분도 쑥쑥 키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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