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소중히 (부제:골프엘보는 무섭다)

 2년 전에 골프 엘보가 찾아 왔는데 진통제와 근육 이완제 먹고 연습하고 라운드 하다가 너무 악화 되어 작년 9월 4일, 스카이72 오션 코스 골프 라운드를 끝으로 골프채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1년 넘게 골프를 쉬고 있습니다. 가슴이 찢어지게 아픕니다. 2016년 3월부터 9월 초까지 총 30라운드를 소화했고 그중에 스카이72만 18회를 방문했는데, 글만 써도 그립네요. 뭐 이렇게 쉬고 있는 건 제 자신에게 죄 아닌 죄를 지어서 그렇기 때문에 꾹 참고 내년을 기약하는 수 밖에는 없겠습니다.

 

스카이72 스코어

 

 아 스카이72 TEE 포인트도 아직 13만점이나 남았는데 말입니다.

 

스카이72 티포인트

 

 현재까지 골프 구력 만으로 4년하고 1개월 입니다. 그중에 위에 말씀드린 대로 골프 엘보 악화로 인해 1년 동안은 골프 라운드 및 연습이나 스크린 골프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2014년도 10월에 360도CC를 갔습니다. 동반자 형님들이 너무 심하게 팔자 스윙을 한다고 하며 동영상을 찍어 보여주는데, 제 모습이 하도 해괴망측해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12월부터 현재 기준으로 JTBC골프 '라이브레슨 70'에 출연하시는 이지연 프로님에게 레슨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독학으로 배우던 골프는 역시 한계가 있었는지 하루 하루 레슨을 받을 때마다, 알아가는 기쁨과 늘어만 가는 실력이 제 자신에게는 매우 뿌듯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5년도 2월 중순에 오른쪽 팔꿈치에 살짝 애리는 정도의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골프 시작하고 1년 동안 2개월 차까지 방아쇠 수지, 5개월 차까지 갈비뼈 통증(1개월 반), 8개월 차쯤에 어깨 아픔 및 고관절 통증 등을 거쳤고 근육 이완제 및 진통제 먹으면서 잘 이겨냈기에 이번에 찾아온 팔꿈치 통증도 한 달이나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라는 지금 돌이켜 보면 너무 안일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통증이 생기고 일주일 정도 지나서 이 프로님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레슨 일정 걱정 말고 잠시 쉬었다가 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순간에는 골프 실력이 제 기준으로는 일취월장하고 있고, 곧 3월이 오고 4월이 오면 멋진 라운드를 위해 쉬라는 충고를 괜찮다고 무시했습니다.
 
슬램덩크 한장면

 사실 그때의 기분은 뻥을 조금 보태서 농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슬램덩크'속의 강백호가 팀에 지대한 공헌을 하며 연승 도중에 등을 다쳐서 선수 생명의 위기가 찾아 왔을 때가 생각 날 정도 였습니다. 

 
 3개월째 받고 있는 골프레슨이었고, 잘 되어가고 있어서 3개월을 더 골프 추가레슨 신청 및 GYM 사용료도 결재한 상황이었습니다.(GYM에 아카데미 사용료까지 포함 되어 있었는데, 3개월단위는 홀딩이 안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튼 돈이 문제가 아니라 강백호처럼 지금 3개월동안 배운 것이 쉬면 몸에서 잊혀질 거만 같은 그런 막연한 두려움이 들었고, 예전에 손가락, 갈비뼈 등이 아팠을 때처럼 레슨전에 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보름정도 지나니 괜찮아 졌고, 그해 3월 중순부터 열심히 라운드를 간간히 약을 먹으면서 다니는데, 동반자들이 저의 스윙을 부러워 하더군요. 뭐 그렇다고 갑작스레 타수가 10타 줄어들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렇게 한달에 2~3번 라운드를 하다가 6월부터는 심상치가 안더군요. 그래서 병원 다니면서 비싼 DNA 주사라는 것도 맞고 물리치료도 받았고, 의사로부터 두번째인 골프는 당분간 쉬라는 말을 들었지만, 또 무시하고 골프 라운드는 계속 다녔습니다. 통증에 좋다는 약과 바록스같은 파스를 항상 캐디백에 넣어 다녔고, 선수들이나 붙일법한 압박테잎도 팔꿈치 주변에 열심히 둘르고 다녔습니다. 지금에야 누군가 '왜 그런 미련한 짓을 했냐?'고 물어보면 '내가 잘못 판단했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달랐습니다. 이렇게 라도 재미있는 것을 놓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 건축과 졸업 후 정해진 듯이 건설회사에 취직 했습니다. 매주 일요일을 격주로 쉬며 오전7시 출근해서 현장관리 연차가 지나고 건설현장엔 지쳐서 본사로 취직해도 견적, 건축주 면담 등의 지루한 다람쥐 챗바퀴 도는 듯한 일상을 살았습니다. 1990년대 중반 처음 당구를 쳤을때의 기쁨과 후반에 군대가기 몇달전에 접한 스타크래프트 이 두가지를 합한 만큼의 즐거움을 주는 골프를 만났는데, 몸이 조금 아프다고 쉽사리 쉴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몇 달만 몸관리 잘하면 또 겨울이 오니 그 때 푹쉬자고 생각했는데, 2015년도 9월에 큰 사단이 납니다.

 

 골프엘보로 인한 오른쪽 팔꿈치가 너무 아픈 나머지 전화기를 5초 이상 들지 못하고, 젓가락질도 못하고, 회사 업무를 볼 때도 마우스 클릭이나 키보드 치는게 어렵더군요. 그제서야 '앗'하고 업무 외에는 팔 쓰는 일을 완전히 중단했습니다.

 

 그렇게 관리를 좀 하다가 그 이듬해 2016년을 맞이 했는데 팔꿈치 통증도 병원 다니면서 많이 나았고 3월 중순쯤에 솔트베이 CC를 갔는데, 약을 안먹어도 괜찮더군요. 그런데 그 기간도 잠시 4월이 되니 또 아파지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업무상 외부 접대 골프 때문에 쉴 수가 없어서 또 미련하게 약을 먹으면서 골프를 치면서 '자생한방병원'에서 벌침도 맞고 한약도 3개월이나 먹으며 집에서는 열심히 온.냉 찜질을 했지만 그해 8월에 또다시 돌이키지 못할 통증으로 인해 9월 4일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그래도 기분은 좋게 85타 라이프 베스트를 끝으로 지금까지 1년동안 업무 외에는 팔을 쓰지 않고 쉬고 있습니다.

 

 올해는 지인에게 소개받은 병원중에 강남에 '기대찬 의원'이라고 수기치료 해주는 곳에서 약 2개월간 치료를 받으니 호전 됐고, 담당의사의 소견으로도 운동(=골프)을 한번 해보고 경과를 파악한 후에 다시 치료를 진행할지 보자고 한게 1개월전입니다만, 그냥 올해는 시즌오프하기로 했습니다. 의사는 괜찮다고 하지만 제 자신이 아직은 아닌 거 같은 느낌이 들기에 약 반년정도 악력운동과 가벼운 아령으로 근력을 좀 키워서 내년부터 건강한 골프를 칠까 합니다.

 

 뭔가 장황하게 쓴거 같지만 간단한 글입니다.

 

 어깨, 고관절 등의 큰 근육이 아프거나 갈비뼈 처럼 자연스럽게 낫는 아픔은 참아가면서 운동을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팔꿈치나 무릎등의 관절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면 바로 쉬시길 권합니다. 언제 아팠던가 하는 기억도 없어질 때까지 말이죠. 저 같은 경우는 2번의 큰 경고가 있었음에도 무시해서 이런꼴이 되었는데, 처음 팔꿈치 아팠을 때 선생님 말에 좀더 귀를 기울였더라면 곧 돌아오는 추석동안 108홀을 거뜬히 뛰게 되었을 건데 말이죠.

 

 생각해보면 처음 아팠을 때 레슨을 쉬었다가 다시 레슨 재개 했으면 작년 9월 4일에 진통제 먹고 85타를 친거보다 더 잘치고 있었을 거 같은 미련만 남네요. 골프엘보로 1년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저의 골프에 대한 열정으로 봤을 때 올해 한번은 싱글을 기록했을 수도 있을거 같은 환상이 가끔 듭니다.

 

 그대님들 건강하세요. 꼭이요~

 

아픈 것이 서러운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것이 더럽게 서럽습니다. 밑줄 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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