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라운드에서 안전제일을 외치다

 작년에 양평 TPC CC에서 3인 플레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2홀 정도 돌고 3홀째 가는데 경기 도우미 분이 뒷팀에 코요태의 김종민 씨와 프로야구 선수가 라운드 중이라고 하더군요. 혹여나 그늘집에서 만나면 모자에 싸인이라도 받을 수 있으려나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은 코요태의 '신지'뿐입니다만, 꿩대신 닭 아니겠습니까? 우리 팀은 3인 플레이라 속도가 좀 빨랐고 앞팀은 4명에 초보자가 있었는지 몰라도 평상시보다는 4인이라고 해도 좀 느린 편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뒷팀도 3명이라 조금씩 밀리는 상황이 왔습니다. 


 그러다가 8번홀 파4 였던거 같은데요. 심한 오르막에서 사단이 시작 됩니다. 티잉그라운드와 그린의 높이차가 약 20m 이상이라 세컨 지점에서는 그린의 상황이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요. 우리팀 동반자들 홀아웃 하고 저는 1M 정도 펏을 남긴 상황에서 홀인을 하고 공을 집어 들고 오른쪽 카트 도로쪽으로 가는데 약 2M 옆으로 뒷팀에서 날아온 볼이 날아와서 '뚝'하고 떨어지더군요. 뭐 저도 살다가 실수를 하니까(분명히 뒷팀에서 우리 카트가 그린옆에 서 있는 것은 보였을 겁니다.) 그런가보다 하고 경기 도우미에게 뒷팀에 무전해서 사람 맞을 뻔 했으니 조금만 천천히 따라와 달라고 부탁했고, 무전을 날렸습니다. 


 9번홀에서도 볼이 잘 맞아서 전홀의 뒷팀 실수는 잊고 재밌게 볼을 치는데, 동반자가 티샷 및 세컨을 실수 했어서 티잉 그라운드 대비 대략 250~60미터 떨어진 구간에서 동반자가 서드샷을 하려는데 이번에는 뒷팀이 티샷지점에서 날린 볼이 우리팀과 캐디 옆에 떨어지더군요. 아마 김종민 씨의 실력은 아니었던거 같고, 함께 한 프로야구 선수가 친공이 오잘공이 나온 거 같습니다. 뒷팀도 짜증나고 뒷팀의 캐디에게도 짜증이 나서 젊은 혈기에 쌍욕을 하면서 '운동선수에게 더 얻어 터질지언정 뺨이라도 한대 날릴 요량'으로 뒷팀 티잉박스로 달려 가다가, 동반자 중에 회사 상사가 소리치며 만류해서 참고 그냥 라운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이런 뒷팀의 거기까지 갈줄 몰랐다 또는 사람들이 다 카트에 타고 이동할 줄 알았다 류의 볼 맞을 뻔한 일이 종종 있으셨을 건데요. 사실 이런 건 양반이더군요.


 2년전에 대학 선배들과 센츄리 21CC에 라운드를 간적이 있었는데요. 새벽에 거의 장맛비가 왔고, 날은 따뜻해서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안개가 심하더군요. 안개등을 중간에 꼽아 놓긴 했어도 그마저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운영진 측에서는 고육지책으로 티잉그라운드에 IP지점을 가르키는 화살표를 놓았더군요. 우리는 그 화살표를 지시등 삼아 티샷을 하면서 어찌 어찌 해서 5번쯤에 도달 했는데, 누구도 상상치 못한 일이 벌어 집니다.

 

티샷 실수


 위와 같은 상황에서 선배3이 드라이버 티샷을 했는데, 전홀까지 잘 치다가 이번 홀에서는 드라이버 헤드 하단으로 볼을 치면서 런치앵글이 마이너스 값을 가지면서 순식간에 방향을 지시해 주는 화살표를 골프공이 맞추고 팅겨서 선배 3 뒤로 약 3미터 등뒤로 서있던 우리에게 볼이 날아오는데, '어'라고 외마디를 외치기도 전에 제일 우측에 있는 선배의 우측 어깨 약 30cm 옆을 지나서 홀연히 볼은 사라지더군요. 선배3은 계속 미안하다고 했지만 선배 1이 좀 놀랐는지 약 3개 홀 정도를 방황을 했는데, 그 뒤에 안개비가 내리더군요. 그러다가 전반 끝나고 12~13번 홀인가에서 또 한번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벌어집니다. 


 선배 2번이 아이언 세컨샷을 하고, 선배 1번이 선배2번의 좌측 대각선으로 약 15미터 떨어져서 세컨샷을 준비 하는 상황에서 선배 2번이 아이언 샷을 했습니다. 그 둘을 뒤에서 지켜 보던 저는 깜짝 놀라서 '형, 피해~'라고 소리를 쳤습니다. 상황은 비에 젖은 골프 장갑과 손으로 인해 선배 2번이 피니시 전에 클럽을 놓쳤고, 이 아이언 클럽이 힘차게 날아서 약 15미터 떨어진 선배 1번에게 쭉쭉 날아가서 다행히 맞지는 않고 1미터 옆에 떨어지더군요. 그날 공 맞을 뻔하고, 아이언 클럽에 맞을 뻔한 기이한 경험을 2번한 선배 1은 그날의 라운드를 완전히 망쳤습니다. 


  첫번째의 화살표를 맞고 볼이 팅긴 것은 정말 상상도 못한 사고로 친다고 하더라도, 2번째 경우는 선배 1번이 잘못했습니다. 어떤 경우던지 동반자가 구력이 많고 라운드를 같이 많이 했다는 이유로 플레이어 보다 앞으로 나가 있었으니 말입니다. 플레이어인 선배 2번 뒤에서서 그 상황을 지켜본 저로서는 그 뒤로 절대로~ 플레이어보다 더 나가는 축구로 따지면 오프사이드 상황을 절대로 만들지 않습니다.


 또한 가끔 있는 경우인데, 보통은 드라이버 샷을 하면 카트도로가 플레이어의 뒤쪽에 배치되는데 가끔은 플레이어의 정면에 놓이는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대부분 경각심이 있어서 플레이어 뒤쪽으로 서는데, 경기 도우미가 카트만 앞쪽으로 빼놓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도 미숙한 플레이어가 드라이버 샷을 하니까 토우 끝쪽으로 공이 맞으면서(아이언 생크 수준이죠) 타겟방향 대비 거의 80도 정도 꺾이면서 카트 지붕에 맞는 경우도 있더군요. 이 때도 각도만 잘 맞으면 플레이어 뒷편에 서있는 동반자에게 팅겨서 맞을 상황이 올 수도 있겠습니다. 


 절대로 카트도로가 플레이어 정면에 있을 때는 경기 도우미가 카트를 못 보내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의 골프 인생에서 제일 황당한 사건은 2015년도 2월 14일, 88CC 라운드 입니다. 그 당시 구력 1년 6개월 차인 저와 구력 5년 된 캐디백부터 모든 클럽이 '타이를리스트'로 중무장된 회사 상사와 건축주 접대라운드에서 생깁니다. 그날은 접대 받는 건축주와도 당연히 라운드가 처음이었지만 회사 상사와도 처음이었고요.(접대 골프 자체도 처음이었습니다.)


 평상시 회사 상사의 뻥카에 80대 중반은 치는 실력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상사의 키가 190cm에 가까워서 저보다 키가 주먹 하나 이상 컸고, 몸무게도 그럭 저럭이라 잘 치는 줄 알았습니다. 만. 첫 홀에 회사 상사는 드라이버 티샷 생크를 내더군요. 그래서 조심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요. 6번홀인가? 7번홀인가? 에서 큰일이 생깁니다. 


 발렌타인데이라 날씨도 추운데다, 회사 상사의 실력은 바닥이라 계속 실수의 연속이었고, 이번 홀에서도 혼자만 드라이버가 잘 맞지 않아서 100m 정도 날아간 상황에서 혼자 카트에서 내려서 세컨을 치고 걸어 오기로 했고, 우리들 세명은 약 50m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카트도로가 내리막이라 우리는 세컨샷 하는 회사 상사를 뒤돌아서 보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이언샷 어이없는 실수건축설계용 오토캐드로 이쁘게 그리려 했는데, 캐드 프로그램으로 그린 그림은 정이 없어 보여, 발로 그린 그림으로 대체 합니다.


 위와 같이 분명히 우리의 발은 페어웨이 보다 1.5M나 낮은 상황인데, 회사 상사의 아이언샷 실수로 오른손 잡이임에도 불구하고 볼은 우리 방향으로 대략 좌측 45도 정도 되는 말도 안되는 방향으로 탄도로 굴르는 것도 아닌 '야구에서 언더스로우' 투수가 던진 볼처럼 지면과 최대한 붙어서 볼이 날아와서 기어이 카트를 맞추고 다시 페어웨이로 볼이 유유자적하며 날아 들어 가더군요.


 그 이후로도 건축주 A가 잘못 하긴 했습니다만, 회사 상사보다 항상 볼이 멀리 날아가 있고, 이 정도면 안전하겠다 싶은 전면으로 나갔다가 유도탄처럼 계속 자신을 쫓아오는 회사 상사의 골프볼을 보면 혀를 내두르면서 던진 말이 '사실은 볼을 잘 치면서 못치는 척 하고 나를 맞추려고 작정한 거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으면서 그날의 접대 라운드는 아수라장으로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 중에 제일 큰 것이 저 사람은 실수를 하지 않을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건설회사를 다녀서 수많은 산재사고의 사례를 들수 있지만, 넘어가기로 하겠고요. 위와 반대로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골퍼들은 언제나 실수할 가능성을 내재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고 언제나 조심 또 조심 하시길 바랍니다. 


 골프공 잘 못 맞으면 정말 눈알 빠질 정도의 힘으로 날아 온답니다. 크게 세 가지만 조심하면 될 거 같습니다. 


 1. 플레이어 등뒤에서 타겟 반대쪽으로 서 있기.


 2. 플레이어보다 타겟 방향으로 한발자국이라도 덜 나가기 


 3. 플레이어 정면에 서지 않기


 4. 번외로 숲쪽으로 볼이 들어가서 타겟 방향에 나무가 있다면 옆으로 레이업하기.


(이와 동류로 앞에 장애물이 있고, 불안하다면 장애물을 피해서 샷메이킹을 해서 (무책임한 말이죠. 사실은 레이업 권장입니다.)온그린 시도하거나 옆쪽으로 비켜서 친후 웻지로 그린 공략하기


 이 정도면 골프공 맞아서 크게 다칠 일은 거의 없지 않나 싶습니다. '안전제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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